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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1.3. 림보 이후[편집]
아리아드네와 코브가 림보로 떠나고 나서, 1단계에서 총상을 입은 사이토는 마지막까지 피셔를 지키다 결국 사망하여 림보로 떨어진다.
림보에 도착한 코브와 아리아드네는 맬이 피셔를 데리고 있을 것이라는 코브의 직감에 따라 과거 그들 부부가 림보 속에 만들어두었던 집으로 향한다. '림보'는 개인의 무의식의 최종점이나, 패시브를 통해 팀의 무의식이 공유되었고 그래서 과거 코브와 맬이 도달하여 남겨두었던 흔적이 남아 쉽게 맬과 피셔를 찾을 수 있었다.
이제 코브와 맬이 만든 집에 들어가서, 코브는 아리아드네에게 충격적인 고백을 한다. 바로 코브가 과거 아내 맬에게 인셉션을 했다는 것이다. 영화 초반, 코브가 인셉션을 부정하는 아서에게 '옛날에 해본 적이 있다'라고 자신한 것도 바로 이 경험에 바탕한 것이다.
그런데 사이토가 이런 걸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가장 그럴듯한 해석은 본 세계관에서 꿈을 통한 인셉션 및 추출에 관한 학문이 어느 정도 정립되어 있다는 것이다. 코브는 바로 장인인 교수에게서 이 일에 관한 것을 배웠다. 영화 초반의 코브가 사이토에게 정보를 빼내려고 접근한 것 자체가 사이토가 오디션으로 계획한 것으로 이미 사이토는 꿈을 통한 '추출'에 대해선 이미 알고 있었고 목적 자체가 인셉션을 제안하는 것이었을 것이므로 이미 관련 정보에 대한 조사는 끝마친 상태였을 것이다. 헬리포트에서 인셉션을 제안할 때, "남의 생각을 추출하는 건 되면서 왜 심는건 안 되지?"라는 사이토의 질문을 보면 그의 지식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한편, 과거에 코브와 맬이 림보에 도달하여 50년이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코브는 아내 맬이 점차 꿈을 현실로 믿기 시작한 점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기나긴 시간을 림보 속에서 함께 하며 점차 현실을 부정해가는 맬을 설득하기 위해 코브는 맬의 마음 속에 지금 있는 곳이 꿈속이고 실제 현실은 바깥이다라는 생각을 주입했다. 코브는 간단히 맬을 죽이고 자살함으로 인셉션 없이 림보에서 같이 나올 수 있었지만 가상의 공간에서라도 맬을 죽일 수 없었기 때문에 인셉션을 이용한 동반자살을 하게 된다. 친구의 머리는 부담 없이 쏘면서 자신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맬의 허상을 쏘기를 주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애초에 이만큼이나 맬을 잊지 못하니 맬이 코브의 투사체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코브의 맬에 대한 이 인셉션이 성공하여 맬은 림보를 부정하고 "우린 언제나 함께니까!"라고 소리지르며 기차에 깔려 동반자살을 하여 성공적으로 현실로 돌아온다.
이 인셉션은 맬이 비밀리에 만들어 놓은 금고 속에 놓여 있던 멈춰있는 팽이를 돌려놓는 것이었다. 맬은 림보에 빠져 길을 잃어버린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해 스스로 꿈속이란 현실로부터 도망쳤고 그러기 위해 마음 속 깊은 곳에 무언가를 숨기게 된다. 그 장소는 자신이 자란 곳을 본딴 집안의 금고로, 코브가 그 무언가를 찾아다닌 후 팽이를 발견한 것을 보면 알겠지만 이 때까진 팽이는 맬의 전용 토템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초 토템의 조건 자체가 자신만의 것이므로 당연하겠지만. 그리고 이를 돌려 코브와 맬이 현재 있는 곳이 꿈이라는 진실을 알려주려고 한 코브의 의도는 결과적으로 맬이 꿈과 현실의 구분을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어 버린다.
그런데 여기서 코브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림보에서 성공한 인셉션, 즉 내가 있는 이곳은 거짓된 꿈속이고 죽으면 현실로 갈 수 있다라는 생각이 점차 '실제 현실에 있는' 맬 안에서 커지게 된 것이다.[6] 결국 맬은 현실을 꿈이라고 부정하며 현실로 탈출하겠다면서 자살하게 되고, 나쁜 의도는 아니었지만 코브는 아내를 간접적으로 살해한 셈이 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파생된 죄책감이 아내의 모습으로 코브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았고, 지금까지 코브의 일을 방해해 온 것이다. 즉, 임무 때마다 등장하여 일을 방해했던 맬은 코브의 죄책감과 자해이며, 진짜 맬이 아니었다. 결국 코브는 현실의 사랑스러운 아내와는 동떨어진, 진짜 맬의 그림자가 되어버린 무의식 속의 맬을 잊고 현실로 돌아가는 것을 택하며, 피셔와 아리아드네를 먼저 보내고 자신은 림보로 떨어진 사이토를 찾기 위해 남는다.
그리고 3단계에서 임스가 피셔에게 심장 마사지를 가해 림보에 신호를 준다. 전기충격이 가해지면 그것이 하위 단계인 림보에 적용되어 천둥이 친다. 아리아드네는 피셔를 먼저 건물에서 떨어뜨려 림보에서 깨워 3단계로 돌아오게 한다. 그 와중에 무의식으로 만들어진 맬은 자신을 맬의 그림자 취급하는 코브에게 분노해 식탁에 놓여있던 식칼로 죽이려 들지만 아리아드네가 권총으로 쏴 저지한다.
3단계로 돌아온 피셔는 1단계에서 그가 무작위로 만들어냈던 비밀번호를 쳐서 금고로 들어가고,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지와 만나게 된다. 피셔는 실망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는 아버지에게 자신에게 실망했다는 것을 안다고 말한다. 그런데 아버지는 피셔에게 '너가 나처럼 되려고 했던 것이 실망스러웠다'며 고백한 뒤, 금고 안에 있는 수제 바람개비를 보여준다. 아버지가 진정 원했던 것은 '피셔가 자신과는 다른 길을 걷는 것'이었다는 것을 확인한다. 이제 주인공 일당의 작전이 먹힌 것.
이에 피셔는 그룹을 쪼개서 홀로 일어설 것을 다짐하며, 숨을 거둔 아버지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린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아버지의 바람이나 유언장은 모두 1, 2단계에서의 정신적 자극을 겪은 피셔 자신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것이다. 즉 자신이 바란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투영해낸 뒤에, 그것에 낚여서 새출발의 용기를 얻은 셈. 아무 것도 모르는 피셔 본인에게는 긍정적인 결말이지만, 모든 것을 알고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씁쓸하기 그지 없다. 다만 피셔의 아버지에 대한 정신적인 트라우마는 해소되었으니 이후의 피셔의 인생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룹이 쪼개지니 돈은 좀 줄겠지만 평생을 시달릴 게 분명한 아버지에 대한 상처를 치유했으니 의도치 않은 정신과 치료를 한 셈이다. 그리고 그룹을 쪼개는 것도 공짜로 넘기는 것도 아니고 적정한 수준의 돈을 받고 넘기는 것일 테니 손해라고 볼 수도 없으며, 실제 재벌 승계에서도 물려받은 회사를 쪼개서 덩치를 줄이고 자신있는 쪽에 집중해서 더 발전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임스가 피셔는 이득만 봤다는 듯이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후 음악[7]이 울려퍼져 '킥'을 가할 타이밍이 왔다는 것을 알린다. 그러면서 3단계에서 1단계까지 상호 동기화된 킥이 가해지며 코브와 사이토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1단계로 돌아온다. 림보에 있던 아리아드네도 이 타이밍에 건물에 떨어져서 극적으로 귀환한다.[8]
이후 코브는 죽어가는 맬과 대화를 나눈다. 맬은 코브에게 같이 늙어가기로 했지않냐며 울먹이지만 코브는 우리는 이미 늙어봤다며 코브와 맬의 늙은 모습이 회상으로 나온다. 그러고는 맬에게 당신을 이제 놓아주어야 한다며 못다한 말들을 내뱉고 맬은 코브의 품 안에서 숨을 거두게 된다. 팀원들이 현실로 돌아간 뒤, 코브는 림보의 세계를 헤매던 중 림보의 바다 중 일부에 쓰러진 채 발견된다. 이 장면은 바로 영화 맨 처음 장면과 연결된다.
이 부분에서 개그로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았던 타이타닉 드립을 치는 사람들이 있다. 설명하자면, 타이타닉에서 얼어 죽었기 때문에 인셉션의 림보의 바다로 떠내려온 것이라고. 게다가 여기에 덧붙여서 OST 제목 중 하나로서 위에서 사이토가 언급한 바 있는 "Dream within a Dream (꿈 속의 꿈)"을 패러디하여 "Movie within a Movie(영화 속 영화)"라고 하기도 한다.
결국 림보의 바다에서 발견된 코브를 일본인 경비원들이 데려간다. 그리고 코브는 완전히 늙어버린 사이토와 대면하게 되고, 사이토는 코브의 소지품 중 팽이를 만져보면서 "이 팽이, 본 적 있어. 반쯤 잊혀진 꿈(Half Remembered Dream)에서."라고 말한다.
여기서 코브는 거의 변하지 않았는데 사이토만 폭삭 늙어버린 이유와 코브가 바닷가에서 정신을 잃은 채로 발견된 경위에 대한 해석은 수도 없이 많지만 주된 해석은 아래와 같다. 림보에서 피셔를 되돌려보낸 후 사이토를 찾아 방황하기 시작한 코브지만 자신이 있는 곳이 림보이며 꿈속이란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던 코브는 나이를 먹지 않았다. 반면 사이토는 림보를 현실이라고 믿어버리는 바람에 실제 시간처럼 나이를 먹었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즉 코브는 사이토가 폭삭 늙어버릴 때까지의 시간을 찾아 헤맸다는 소리. 언뜻 봐도 4~50년은 해맨 것 같다. 실제로, 코브가 림보에서 탈출하기 위해 맬에게 인셉션을 행할 때, 림보에서 수십 년을 지냈으므로 늙은 모습이었어야 하지만 모습은 젊다. 그런데 코브가 맬(의 모습을 한 무의식)에게 림보에서 겪은 삶에 대해 말할 때에 나온 회상에서는 코브와 맬이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림보를 현실이라고 여겼던 맬의 입장에서 본 림보의 모습일 것이다. 림보 안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림보가 결국 꿈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는지에 따라 본인의 모습이 바뀌는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 오랜 시간 해맸으니 사이토와 만났을 때 코브마저도 자신의 목적을 순간 망각한 듯한 묘사가 있다.
결과적으로 코브의 소지품 중 멈추지 않고 돌고 있는 팽이를 보게 된 사이토가 자신이 있는 림보가 꿈속의 공간이라는 점을 자각한다. 코브의 대답과 함께 코브의 수배를 풀어주기로 했던 약속 기억해낸다. 작중에서 "약속을 지키라고 설득할 셈인가?"라고 말한다 이어 총을 손에 쥐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다음 장면은 이미 현실의 비행기로 되돌아온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에 늙은 사이토가 총을 잡자마자 바로 현실로 돌아오는데, 꿈은 단계를 건너뛸 수 없다. 즉 코브는 설산-호텔-강물 속-현실의 순서대로 나와야 하는 것이다. 이게 연출인지는 모르겠지만 림보에서 바로 현실로 장면이 전환되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점이다. 현재의 꿈이 몇 단계이건 자살을 하면 윗단계로 돌아올 수 있다. 이를 이용(혹은 오용)한 것의 예가 바로 코브가 맬에게 심은 생각 중 하나(현실로 돌아오려면 자살을 해야 한다)이다. 다만 이번 미션에서 사용한 약물에는 진정제가 많이 첨가되어 있어 1~3단계에서 자살을 할 경우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 4단계인 림보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림보에서는 더 이상 떨어질 단계가 없으므로 자살을 하게 되면 윗단계로 바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코브와 맬이 림보에서 자살을 한 후, (정확치는 않지만) 현실로 바로 돌아온 듯한 연출과 효과들(예를 들어 기찻길에 누워 있던 자세와, 림보에서 깨어났을 때 현실에서의 자세가 같다든가)을 통해 알 수 있다(왜 3단계가 아닌 현실인지는 좀 더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아리아드네와 피셔는 무너지고 있긴했지만 이전 꿈 단계가 그대로 있었기 때문에 차례대로 빠르게 건너왔고 코브와 사이토는 존재하지 않는 1~3단계는 거치지 않고 바로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일즈와 함께 집에 도착한 코브는 자신의 토템인 팽이를 돌린다. 그러나 정원에서 놀던 아이들이 뒤돌아보자마자 곧바로 잊고 아이들에게 달려가 아이들을 끌어안고, 카메라는 돌아가는 팽이를 비춘다. 쓰러지려는 듯 계속 돌아가려는 듯 미묘하게 흔들리기 시작하는 팽이. 그 순간 INCEPTION이 뜨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때 나오는 Time은 영화의 여운을 한결 더 이어가게 한다.
홈 비디오판과 극장판의 마지막 장면이 약간 다르다. DVD, 블루레이 등의 홈 비디오판은 팽이가 저렇게 확대되지도 않고, 지나치게 관객을 낚으려는 것처럼 떨어질 듯 말 듯 길게 돌지 않는다. 어느 유튜브의 영상에서는 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 팽이가 쓰러지는 소리가 난다.란 루머가 있었으나 해당 영상에서만 나는 소리라고 한다. 이 루머의 전모는 DC의 인셉션 갤러리에 올라와 있다.
림보에 도착한 코브와 아리아드네는 맬이 피셔를 데리고 있을 것이라는 코브의 직감에 따라 과거 그들 부부가 림보 속에 만들어두었던 집으로 향한다. '림보'는 개인의 무의식의 최종점이나, 패시브를 통해 팀의 무의식이 공유되었고 그래서 과거 코브와 맬이 도달하여 남겨두었던 흔적이 남아 쉽게 맬과 피셔를 찾을 수 있었다.
이제 코브와 맬이 만든 집에 들어가서, 코브는 아리아드네에게 충격적인 고백을 한다. 바로 코브가 과거 아내 맬에게 인셉션을 했다는 것이다. 영화 초반, 코브가 인셉션을 부정하는 아서에게 '옛날에 해본 적이 있다'라고 자신한 것도 바로 이 경험에 바탕한 것이다.
그런데 사이토가 이런 걸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가장 그럴듯한 해석은 본 세계관에서 꿈을 통한 인셉션 및 추출에 관한 학문이 어느 정도 정립되어 있다는 것이다. 코브는 바로 장인인 교수에게서 이 일에 관한 것을 배웠다. 영화 초반의 코브가 사이토에게 정보를 빼내려고 접근한 것 자체가 사이토가 오디션으로 계획한 것으로 이미 사이토는 꿈을 통한 '추출'에 대해선 이미 알고 있었고 목적 자체가 인셉션을 제안하는 것이었을 것이므로 이미 관련 정보에 대한 조사는 끝마친 상태였을 것이다. 헬리포트에서 인셉션을 제안할 때, "남의 생각을 추출하는 건 되면서 왜 심는건 안 되지?"라는 사이토의 질문을 보면 그의 지식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한편, 과거에 코브와 맬이 림보에 도달하여 50년이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코브는 아내 맬이 점차 꿈을 현실로 믿기 시작한 점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기나긴 시간을 림보 속에서 함께 하며 점차 현실을 부정해가는 맬을 설득하기 위해 코브는 맬의 마음 속에 지금 있는 곳이 꿈속이고 실제 현실은 바깥이다라는 생각을 주입했다. 코브는 간단히 맬을 죽이고 자살함으로 인셉션 없이 림보에서 같이 나올 수 있었지만 가상의 공간에서라도 맬을 죽일 수 없었기 때문에 인셉션을 이용한 동반자살을 하게 된다. 친구의 머리는 부담 없이 쏘면서 자신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맬의 허상을 쏘기를 주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애초에 이만큼이나 맬을 잊지 못하니 맬이 코브의 투사체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코브의 맬에 대한 이 인셉션이 성공하여 맬은 림보를 부정하고 "우린 언제나 함께니까!"라고 소리지르며 기차에 깔려 동반자살을 하여 성공적으로 현실로 돌아온다.
이 인셉션은 맬이 비밀리에 만들어 놓은 금고 속에 놓여 있던 멈춰있는 팽이를 돌려놓는 것이었다. 맬은 림보에 빠져 길을 잃어버린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해 스스로 꿈속이란 현실로부터 도망쳤고 그러기 위해 마음 속 깊은 곳에 무언가를 숨기게 된다. 그 장소는 자신이 자란 곳을 본딴 집안의 금고로, 코브가 그 무언가를 찾아다닌 후 팽이를 발견한 것을 보면 알겠지만 이 때까진 팽이는 맬의 전용 토템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초 토템의 조건 자체가 자신만의 것이므로 당연하겠지만. 그리고 이를 돌려 코브와 맬이 현재 있는 곳이 꿈이라는 진실을 알려주려고 한 코브의 의도는 결과적으로 맬이 꿈과 현실의 구분을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어 버린다.
그런데 여기서 코브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림보에서 성공한 인셉션, 즉 내가 있는 이곳은 거짓된 꿈속이고 죽으면 현실로 갈 수 있다라는 생각이 점차 '실제 현실에 있는' 맬 안에서 커지게 된 것이다.[6] 결국 맬은 현실을 꿈이라고 부정하며 현실로 탈출하겠다면서 자살하게 되고, 나쁜 의도는 아니었지만 코브는 아내를 간접적으로 살해한 셈이 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파생된 죄책감이 아내의 모습으로 코브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았고, 지금까지 코브의 일을 방해해 온 것이다. 즉, 임무 때마다 등장하여 일을 방해했던 맬은 코브의 죄책감과 자해이며, 진짜 맬이 아니었다. 결국 코브는 현실의 사랑스러운 아내와는 동떨어진, 진짜 맬의 그림자가 되어버린 무의식 속의 맬을 잊고 현실로 돌아가는 것을 택하며, 피셔와 아리아드네를 먼저 보내고 자신은 림보로 떨어진 사이토를 찾기 위해 남는다.
그리고 3단계에서 임스가 피셔에게 심장 마사지를 가해 림보에 신호를 준다. 전기충격이 가해지면 그것이 하위 단계인 림보에 적용되어 천둥이 친다. 아리아드네는 피셔를 먼저 건물에서 떨어뜨려 림보에서 깨워 3단계로 돌아오게 한다. 그 와중에 무의식으로 만들어진 맬은 자신을 맬의 그림자 취급하는 코브에게 분노해 식탁에 놓여있던 식칼로 죽이려 들지만 아리아드네가 권총으로 쏴 저지한다.
3단계로 돌아온 피셔는 1단계에서 그가 무작위로 만들어냈던 비밀번호를 쳐서 금고로 들어가고,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지와 만나게 된다. 피셔는 실망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는 아버지에게 자신에게 실망했다는 것을 안다고 말한다. 그런데 아버지는 피셔에게 '너가 나처럼 되려고 했던 것이 실망스러웠다'며 고백한 뒤, 금고 안에 있는 수제 바람개비를 보여준다. 아버지가 진정 원했던 것은 '피셔가 자신과는 다른 길을 걷는 것'이었다는 것을 확인한다. 이제 주인공 일당의 작전이 먹힌 것.
이에 피셔는 그룹을 쪼개서 홀로 일어설 것을 다짐하며, 숨을 거둔 아버지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린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아버지의 바람이나 유언장은 모두 1, 2단계에서의 정신적 자극을 겪은 피셔 자신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것이다. 즉 자신이 바란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투영해낸 뒤에, 그것에 낚여서 새출발의 용기를 얻은 셈. 아무 것도 모르는 피셔 본인에게는 긍정적인 결말이지만, 모든 것을 알고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씁쓸하기 그지 없다. 다만 피셔의 아버지에 대한 정신적인 트라우마는 해소되었으니 이후의 피셔의 인생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룹이 쪼개지니 돈은 좀 줄겠지만 평생을 시달릴 게 분명한 아버지에 대한 상처를 치유했으니 의도치 않은 정신과 치료를 한 셈이다. 그리고 그룹을 쪼개는 것도 공짜로 넘기는 것도 아니고 적정한 수준의 돈을 받고 넘기는 것일 테니 손해라고 볼 수도 없으며, 실제 재벌 승계에서도 물려받은 회사를 쪼개서 덩치를 줄이고 자신있는 쪽에 집중해서 더 발전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임스가 피셔는 이득만 봤다는 듯이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후 음악[7]이 울려퍼져 '킥'을 가할 타이밍이 왔다는 것을 알린다. 그러면서 3단계에서 1단계까지 상호 동기화된 킥이 가해지며 코브와 사이토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1단계로 돌아온다. 림보에 있던 아리아드네도 이 타이밍에 건물에 떨어져서 극적으로 귀환한다.[8]
이후 코브는 죽어가는 맬과 대화를 나눈다. 맬은 코브에게 같이 늙어가기로 했지않냐며 울먹이지만 코브는 우리는 이미 늙어봤다며 코브와 맬의 늙은 모습이 회상으로 나온다. 그러고는 맬에게 당신을 이제 놓아주어야 한다며 못다한 말들을 내뱉고 맬은 코브의 품 안에서 숨을 거두게 된다. 팀원들이 현실로 돌아간 뒤, 코브는 림보의 세계를 헤매던 중 림보의 바다 중 일부에 쓰러진 채 발견된다. 이 장면은 바로 영화 맨 처음 장면과 연결된다.
이 부분에서 개그로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았던 타이타닉 드립을 치는 사람들이 있다. 설명하자면, 타이타닉에서 얼어 죽었기 때문에 인셉션의 림보의 바다로 떠내려온 것이라고. 게다가 여기에 덧붙여서 OST 제목 중 하나로서 위에서 사이토가 언급한 바 있는 "Dream within a Dream (꿈 속의 꿈)"을 패러디하여 "Movie within a Movie(영화 속 영화)"라고 하기도 한다.
결국 림보의 바다에서 발견된 코브를 일본인 경비원들이 데려간다. 그리고 코브는 완전히 늙어버린 사이토와 대면하게 되고, 사이토는 코브의 소지품 중 팽이를 만져보면서 "이 팽이, 본 적 있어. 반쯤 잊혀진 꿈(Half Remembered Dream)에서."라고 말한다.
여기서 코브는 거의 변하지 않았는데 사이토만 폭삭 늙어버린 이유와 코브가 바닷가에서 정신을 잃은 채로 발견된 경위에 대한 해석은 수도 없이 많지만 주된 해석은 아래와 같다. 림보에서 피셔를 되돌려보낸 후 사이토를 찾아 방황하기 시작한 코브지만 자신이 있는 곳이 림보이며 꿈속이란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던 코브는 나이를 먹지 않았다. 반면 사이토는 림보를 현실이라고 믿어버리는 바람에 실제 시간처럼 나이를 먹었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즉 코브는 사이토가 폭삭 늙어버릴 때까지의 시간을 찾아 헤맸다는 소리. 언뜻 봐도 4~50년은 해맨 것 같다. 실제로, 코브가 림보에서 탈출하기 위해 맬에게 인셉션을 행할 때, 림보에서 수십 년을 지냈으므로 늙은 모습이었어야 하지만 모습은 젊다. 그런데 코브가 맬(의 모습을 한 무의식)에게 림보에서 겪은 삶에 대해 말할 때에 나온 회상에서는 코브와 맬이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림보를 현실이라고 여겼던 맬의 입장에서 본 림보의 모습일 것이다. 림보 안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림보가 결국 꿈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는지에 따라 본인의 모습이 바뀌는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 오랜 시간 해맸으니 사이토와 만났을 때 코브마저도 자신의 목적을 순간 망각한 듯한 묘사가 있다.
결과적으로 코브의 소지품 중 멈추지 않고 돌고 있는 팽이를 보게 된 사이토가 자신이 있는 림보가 꿈속의 공간이라는 점을 자각한다. 코브의 대답과 함께 코브의 수배를 풀어주기로 했던 약속 기억해낸다. 작중에서 "약속을 지키라고 설득할 셈인가?"라고 말한다 이어 총을 손에 쥐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다음 장면은 이미 현실의 비행기로 되돌아온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에 늙은 사이토가 총을 잡자마자 바로 현실로 돌아오는데, 꿈은 단계를 건너뛸 수 없다. 즉 코브는 설산-호텔-강물 속-현실의 순서대로 나와야 하는 것이다. 이게 연출인지는 모르겠지만 림보에서 바로 현실로 장면이 전환되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점이다. 현재의 꿈이 몇 단계이건 자살을 하면 윗단계로 돌아올 수 있다. 이를 이용(혹은 오용)한 것의 예가 바로 코브가 맬에게 심은 생각 중 하나(현실로 돌아오려면 자살을 해야 한다)이다. 다만 이번 미션에서 사용한 약물에는 진정제가 많이 첨가되어 있어 1~3단계에서 자살을 할 경우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 4단계인 림보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림보에서는 더 이상 떨어질 단계가 없으므로 자살을 하게 되면 윗단계로 바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코브와 맬이 림보에서 자살을 한 후, (정확치는 않지만) 현실로 바로 돌아온 듯한 연출과 효과들(예를 들어 기찻길에 누워 있던 자세와, 림보에서 깨어났을 때 현실에서의 자세가 같다든가)을 통해 알 수 있다(왜 3단계가 아닌 현실인지는 좀 더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아리아드네와 피셔는 무너지고 있긴했지만 이전 꿈 단계가 그대로 있었기 때문에 차례대로 빠르게 건너왔고 코브와 사이토는 존재하지 않는 1~3단계는 거치지 않고 바로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일즈와 함께 집에 도착한 코브는 자신의 토템인 팽이를 돌린다. 그러나 정원에서 놀던 아이들이 뒤돌아보자마자 곧바로 잊고 아이들에게 달려가 아이들을 끌어안고, 카메라는 돌아가는 팽이를 비춘다. 쓰러지려는 듯 계속 돌아가려는 듯 미묘하게 흔들리기 시작하는 팽이. 그 순간 INCEPTION이 뜨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때 나오는 Time은 영화의 여운을 한결 더 이어가게 한다.
홈 비디오판과 극장판의 마지막 장면이 약간 다르다. DVD, 블루레이 등의 홈 비디오판은 팽이가 저렇게 확대되지도 않고, 지나치게 관객을 낚으려는 것처럼 떨어질 듯 말 듯 길게 돌지 않는다. 어느 유튜브의 영상에서는 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 팽이가 쓰러지는 소리가 난다.란 루머가 있었으나 해당 영상에서만 나는 소리라고 한다. 이 루머의 전모는 DC의 인셉션 갤러리에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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